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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자비의 아버님!
이 자리가
아버지의 마음과 하나가 되는
지성소가 되도록 하여 주옵소서.

아버지의 심정에 접하고,
아버지의 사정에 어리고,
아버지의 소원에 화하여
당신만이 주관할 수 있는
거룩한 자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인간적인 사(私)된 것을
제거하여 주시옵소서.
타락의 후손으로 태어나
자기 나름의 탈을 쓰고
자기 나름의 주의 주장을 가지고
아버지 앞에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제거하여 주시옵소서.

어린아이와 같은 겸손한 마음,
굶주린 아기가 어머니의 젖을 사모하듯
저희의 마음에
끝없는 사모하는 심정,

한없는 흠모의 심정이 온전히 그 자체로 화하여
아버지의 마음속 깊이
흡수되어 들어갈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저희들이 처해 있는 모습은
부모 잃은 어린애와 같이
처참하고 불쌍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어머니 아버지를 향하여
울부짖는 애절한 절규가
저희 마음속으로부터
폭발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환경을 박차기 위하여
몸에 상처를 입은 것도 잊어버리고
발버둥치면서 부모를
그리워하는 애절한 그 사정에
사무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아버지의 아들 됨을
스스로 증거할 수 있는
모습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님이
이와 같은 모습을 보고 달려와 품으면서
내 아들 내 딸이라 하시며
목에 목을 대고
눈물을 흘리며 붙안아 줄 수 있는,
그러한 인연을 그리워하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저희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세상의 어떠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옵고
높고 귀하신 당신과 더불어
영원히 남을 수 있는
천정의 인연이 그리워서 나왔사옵니다.

저희들은 여기에 어떤 사정의 뿌리를 박고
남아 있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천정의 인연과 사정을 중심 삼고
뽑을래야 뽑을 수 없고,
아버지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영원한 뿌리의 인연을
추구하기 위해 나왔사옵니다.

당신이 동할 때에 동하고,
정할 때에 정하는 자체가
되기 위하여 나왔사오니,

부디부디 당신은 뿌리가 되시고
저희들은 줄기와 가지와 잎에 되게 하시어
만국을 소생시킬 수 있는
아버지의 힘과 동력과 맥박을 대신하는
자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그 누가 뭐라 하든
아버지와 어머니 품에 안긴 자식들은
행복한 자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주위 환경이 살벌하고,
아무리 죽음의 준령에서
하루하루 생활한다 할지라도,
부모의 품에 안겨 잠든 어린아이는
평화의 심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악한 세상,
혼란한 세상,
사망의 물결이 출렁이는
세상 가운데 사는 저희들은
아버지 앞에 갈래야 갈 수 없는 몸들이었사오나,

아버지의 품에 안길 수 있는 그 시간만이라도
동경하고 흠모하고 사모하여
열의로 아버지 앞에 나왔사오니,
분부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모든 말씀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68.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