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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자녀 되게 하소서

이 시간 보잘것없는 소수의 무리들이
아버지의 존전에 모였습니다.

저희의 몸과 마음은
세상과 화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아버지와는 먼 거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인연을 품은 채로 부복하였사오니,
아버님,
분리시켜 주시옵소서.

상처가 심하면
그 상처에 당신의 긍휼이 미치어 주시옵고,

당신 앞에 갖춰야 할 모양을
갖추지 못한 그 모습을 보시고
저희들을 위로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단 한 가지도 아버지 앞에 내놓을 수 없는
불비하고 면목이 없는 자신들임에
슬퍼하고 탄식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여 주옵소서.

깊은 심성에 당신을 흠모하는 마음이 싹트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본연의 에덴동산에서 부르시던
아버지의 음성을 듣고
저희의 조상들이 느끼지 못하였던
아버지의 거룩함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의 마음 가운데 있는
저희를 품고 싶은 사랑과
그리움의 심정을 헤치고
거기에 안길 수 있는 천진하고
순진한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의 마음속에서
저희가 당신과의 끊을 수 없는
혈족임을 느끼시사
보고 싶은 마음을 감당할 수 없어
저희들을 품지 않을 수 없고
찾아오지 않을 수 없게 되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아버지!
저희는 아버지라 부를 때에
뼈와 살이 사무치는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음성으로
부르지 못했사옵고,

그러한 감정과 일치된 자리에서
아버지를 붙들겠다고
달려들 수 있는 한 시간을
갖지 못했사옵니다.

이렇듯 아버지를 뚜렷이
알지 못하였사오니
아버지를 뚜렷이
인식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고,

아버지의 손길과
아버지의 옷자락을 잡고
영원히 놓치지 않겠다고
간곡하게 사무치는 마음으로
몸부림치는 저희의 모습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한 자리에서 아버지라 부르고
그러한 자리에서 아버지를 붙들고
통사정할 수 있는
저희가 되게 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오며,

모든 말씀 참부모님의 성호 받들어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68.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