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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긍휼히 보시옵소서

긍휼의 아버님!
사랑의 아버님!
불쌍한 것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사망의 그늘 아래에서
영영 헤어날 수 없는 모습들이 되옵니다.

이런 입장에 있는 저희가
잘난 것이 무엇이 있어
아버지 앞에 옳다 하고
나설 수가 있사오며,

저희가 가진 것이 무엇이 있어
아버지 앞에 내 자신을
변명하겠사옵니까?
아무것도 없사옵니다.

있다고 하는 것은 부족한 것뿐이요,
느끼는 것은 황공한 마음뿐이오니,
아버지의 인자하심과 자비하심과
긍휼하심을 바라는 사망의 무리를,
아버지,
긍휼히 보시옵소서.

저희 모두가 하늘을 향하여
아버지의 손길이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사오니,
긍휼히 보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섭리의 때는 끝날을 재촉하고 있사옵고,
사망의 물결은 저희 주위를 휩쓸어
저희 개체를 여지없이 삼키려 하옵니다.

저희가 혼란한 환경에 처하여
있는 것을 아시는 아버지께서
저희들을 염려하시는 심정이
이 땅 위에 남아 있고,
수고하신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아옵니다.

이런 것을 보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말할 수 없이 초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사오니,
아버지,
이 시간 이들을 긍휼히 보시고
이끌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외로운 심정을 가지고
있으면 이 시간 털어놓고
아버지의 심정으로 바꾸어 가져야 하고,

슬프고 말할 수 없이
답답한 심정을 가지고 있다면
아버지의 기쁨과 생명의 심정으로
바꿔 가져야 할
불쌍한 처지에 놓여 있는 저희들이옵니다.

이것을 아시는 아버님이시여,
아버님의 힘든 입장을
대신 담당하고 덜어드려야 할
저희들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희의 어려운 사정을 맡기고
아버지께 다시 힘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될
타락권 내에 있는 것을 용납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저희들의 심정 심정이 통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사망권 내에서 허덕이던 저희들이,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고 인연이 없던 저희들이
한 식구라는 명목을 갖고 모였사옵고,

아버지의 천적인 섭리의 이념을
흠모하여 모였사오니,
아버지,
긍휼히 보시옵고 찾아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그 누가 아버지 앞에
자신을 가질 수 있사오리까?
아버지께서 자신이 있다고 하시기에
저희들도 자신을 갖기를 바랐사옵고,

아버지께서 이렇다 하시기에
저희들도 그렇다는 것을
느끼기를 바랐사오니,
여기에 그릇됨이 있사오면,

아버지,
용납하여 주시옵고,
친히 주관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슬픈 사정에 처해 있어도
인간 대하여
그 사정을 토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지 못하였고,

외로운 입장에 처하여도
그 심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식구들을 갖지 못한
당신의 아들딸들을 긍휼히 보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의 심정에 연한 세계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초월하여
움직이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이 시간도 같은 심정에 연하여
하늘의 마음이 동하면
저희들의 마음도 동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일률적인 은사의 손길로써 감격시켜 주시옵고,
아버지 심정에 다시 얽어매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오면서,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59.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