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남다른 투지와 뛰어난 예지력
선생님은 울기 시작하면 한 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별명이 뭐냐 하면 ‘하루울이’입니다. 하루종일 울고 나야 그치기 때문에 하루울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다 나와서 구경하라는 거예요.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해서는 자던 사람들까지 깨게끔 울었지 가만히 ‘쟁쟁’ 울지 않았습니다. 큰일난 것처럼 계속 울었어요. 그래, 목이 붓고 쉬게 되어서 나중에는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였어요. 그리고 가만히 앉아 우는 것이 아닙니다. 훌떡훌떡 뛰면서 상처가 나 살이 터져 피투성이가 되게 했습니다. 그만하면 선생님이 어떤 성격이라는 것을 알겠지요? (50-292, 1971.11.08)
양보 안 합니다. 뼈가 부러져도 양보 안 해요. 죽어도 양보를 안 한다는 거예요. 철이 들기 전 10대 전이지요. 어머니가 뻔히 잘못했는데도 자식에 대해 충고하면 “아니야!” 하는 것입니다. 나보고 일방통행 안 된다고 하면 맞서 싸웠습니다. 대단했지요. 한번은 얼마나 맞았는지 내가 기절하여 나가자빠졌습니다. 그러면서도 항복을 안 하는 것입니다. (136-132, 1985.12.22)
할아버지도 그랬어요. 할아버지도 나한테 충고를 들었습니다. 손자를 가르치겠다고 담뱃대를 들고 뭐라고 하기에 “할아버지가 손자를 훈시하는데 담뱃대 들고 훈시할 수 있어요? 그게 이 가문의 전통이오?” 하고 들이쏘니까 할아버지가 별수 있어요? 조그만 손자를 우습게 알았다가 “네 말이 맞다. 치워야지”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벌써 열 두 살 때부터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을 다 내 손에 쥐고 살았습니다. (210-372, 1990.12.27)
어렸을 때는 내가 싸워서 항복을 받아내지 않으면 석 달, 넉 달 잠을 못 잔 사람입니다. 그의 어머니 아버지까지 항복하기 전에 그 집을 그냥 놔두지 않았어요. 악착같은 사나이입니다. 남에게 지는 것을 절대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져 본 적이 없어요. 무엇이든지 해서 꼭 이기지 질 것은 생각도 안 합니다.
오산 집 작은 애, 그놈은 한번 결심하면 한다고 했습니다. 집에 불을 지른다면 불을 지르고, 도끼로 기둥을 자른다면 기둥도 자르는 것입니다. 소를 죽인다면 죽이는 것입니다. 한다 하면 다 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나서면 굴복 안 하고는 안 돼요.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3대가 와서 굴복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56-279, 1972.05.18)
내가 여덟 살 때 매 한번 맞고 그 일가를 굴복시킨 사람입니다. 불을 놓는다면 불 놓는 거예요. 얼마나 지독한 사람인지 몰라요. 눈을 보십시오. 두더지 눈 같은 게 하늘이 보이겠어요? (171-152, 1988.01.01)
한번은 어떤 녀석이 내 코피를 터뜨리고 도망을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집 문전에서 30일 동안 기다려 끝내는 그의 어머니 아버지로부터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또 떡까지 한 시루 받아 왔습니다. (46-161, 1971.08.13)
옛날에 딱지치기를 참 잘했습니다. 딱지치는 것 알아요? 또 돈치기, 돈을 벽에 쳐서 멀리 가게 하는 것하고, 구멍을 파 놓고 때려 넣는 거 챔피언입니다. (221-90, 1991.10.23)
젊어서는 내 또래와 팔씨름해서 진 적이 없고, 씨름을 해서 진 적이 없습니다. 나보다 세 살 더 먹은 녀석이 우리 동네에 있었는데, 이 녀석과 씨름해서 내가 한번 진 적이 있어요. 지고 나서 6개월 동안…. 시골에서 산 사람들은 알 겁니다. 아카시아 나무가 봄철 되면 물이 올라 껍질을 벗기면 소나무 껍질 벗겨지듯이 벗겨져요. 그래서 봄철에 물이 오를 때 그저 자꾸 휘면 껍질이 떨어지는데 그걸 쭉 벗겨… 이게 질깁니다. 이 아카시아 나무하고 씨름하는 겁니다. “이놈의 자식! 너를 내가 깔고 앉기 전에는 밥을 안 먹는다!” 이래 가지고 6개월 이내에 그를 타고 앉고서야 잠을 잤지, 그러기 전에는 밥 먹을 것도 잊어버리고 잠잘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지독한 사람입니다. (139-52, 1986.01.26)
옛날 열 살도 못 됐을 때 동네 이십 리 안팎에 있는 아이들은 내 졸개였어요. “야, 어느 날 너희 부락에 간다” 해서 아이들을 다 모아 가서 패싸움을 하고 말입니다, 그런 놀음도 했습니다. 매를 맞아 분해서 울면서 우두머리가 누구라고 나한테 보고를 하면 “그래?” 하고 밤잠을 안 자고 혼자 갑니다. 가서 불러냅니다. “이 자식, 너 누구 어떻게 때렸지? 몇 대 때렸지? 이놈의 자식” 하고 들이대는 것입니다. (183-250, 1988.11.02)
내가 어렸을 때 오늘 비 온다 하면 비가 왔어요. 일주일 이내에 이 동네에서 사람 하나 죽는다, 저 윗동네에서 할머니 하나 죽겠다 하면 죽었어요. 그런 일화가 많아요. (113-236, 1981.05.08)
벌써 달라요. 동네에 척 앉아서 “오늘 저 윗동네 누구 집 아무개 할아버지 편하지 않겠는데, 병나겠는데” 하면 틀림없어요. 다 알고 있습니다. 여덟 살 때부터 동네방네 선봐 주는 챔피언이었습니다. 사진 두 장을 보고 “이 양반 결혼하면 나빠” 하면 틀림없어요. 전부 다 왱가당뎅가당 깨져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 역사가 있습니다. (162-290, 1987.04.17)